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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폐지 가능성은? 미프진 동아 박채영 약사 낙태고민상담
글번호 788 등록일 2023-07-14
등록자 cgupw 조회수 119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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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폐지 가능성은?

 

 

안녕하세요 미프진코리아 약사 김희진 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도입’을 청원한 사람이 30일 만에 23만 명이 넘었다. 청와대는 11월에 공식 답변을 내놓겠다고 한다.

낙태죄 폐지 대규모 청원은 성에 대한 대중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음을 보여 준다. 11월 2일 여론조사에서 낙태죄 폐지 의견은 51.9퍼센트로, 절반을 넘었다. 낙태죄 유지 의견은 36.2퍼센트에 그쳤다. 7년 전 조사 때는 낙태 허용 반대(53.1퍼센트)가 찬성(33.6퍼센트)보다 많았다.

낙태죄 폐지 청원은 특히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많은 여성이 참가하면서 자신감이 높아졌음을 보여 준다. 물론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 기대도 엿보인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하나 마나 한 답변을 내놓을 것 같다. 사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낙태죄 폐지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성평등 정책 어디에도 낙태죄 폐지는 언급돼 있지 않다. 심지어 9월 중순 총리 이낙연은 낙태를 금지한 현행법 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물론 문재인 정부에는 낙태죄 폐지를 지지할 법한 인사들도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출신인 여성가족부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여성 건강과 안전, 보호를 위해 낙태 허용 범위, 상담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행법 개정 필요성을 암시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혁파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 안팎의 보수적 반발에 맞서면서까지 낙태죄 폐지를 추진하려 들 것 같지는 않다. 정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낙태가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이분법으로 논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회피하며 낙태죄 폐지와 낙태 합법화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헌법소원

한편, 낙태죄 폐지 여부는 다시 헌재 심의에 오르게 된다. 올해 2월 한 여성이 낙태죄 269조 제1항(자기낙태죄) 헌법소원을 제기해 앞으로 헌재 심리가 예정돼 있다. 헌재 결정은 내년에 나올 듯하다.

2012년 헌재는 자기낙태죄에 합헌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의사, 조산사 등을 처벌하는 업무상 동의낙태죄(형법 제270조 제1항)에도 합헌 결정을 내렸다.

언론은 헌재 재판관의 구성에서 자유주의적 성향 인사가 2012년보다 더 많아졌다며 위헌 결정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형법상 낙태를 금지하고 모자보건법상 매우 제한된 조건에서만 낙태를 허용하는 현행법은 현실과 크게 괴리돼 있다. 법을 개정해 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권력자들이 일부 있다. 대중의 의식도 크게 바뀌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1988년 처음으로 토론되고 네 차례나 헌법소원이 제기됐던 간통죄가 2015년에야 폐지된 데서 보듯 헌재는 매우 보수적인 국가기관이다. 낙태죄 위헌 결정은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헌재가 낙태죄 위헌 결정을 내리리라 섣불리 낙관할 수 없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낙태가 합법화된 서구 나라들에서도 낙태를 완전히 비범죄화하지 않은 나라들이 많다.

오늘날 한국 지배계급은 저출산으로 미래에 착취할 수 있는 노동인구와 징집 대상자가 감소해 ‘국가경쟁력’이 약화될까봐 크게 우려한다. 경제 위기와 지정학적 위기에 처한 한국의 지배계급이 아래로부터 커다란 압력 없이 순순히 낙태죄를 폐지할 리가 없다. 낙태를 합법화한 나라들에서는 합법화 하자마자 이를 뒤집으려는 정치적 공격이 일어나 수십 년째 논쟁과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이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낙태할 수 있으려면 문재인 정부나 헌재를 신뢰하지 말고 아래로부터 대중 운동을 벌여야 한다. 낙태죄 폐지운동은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일관되게 옹호해야 하고, 특히 노동계급 대중 운동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낙태 금지는 부유한 여성이 아니라 노동계급 여성들이 가장 흔하게 피해를 보기에(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수술 뒤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출근하는 등), 낙태 합법화는 노동자 대중의 지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요구다. 역사적으로 성공적인 낙태권 운동은 노동자 운동에서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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