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본 블러드(Head Born Blood)』는 제목 그대로
피와 기억, 그리고 인간성의 경계를 탐구하는 하드보일드 액션 판타지다.
이 작품은 전쟁과 과학, 그리고 복수를 넘어서
‘기억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이한울은 군 실험 프로젝트 “헤드본”의 피실험자였다.
이 프로젝트는 전사자들의 두뇌를 이식해
인공지능 전투 병사를 만드는 비밀 군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험 도중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해
그의 몸에는 수십 명의 기억이 공존하게 된다.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의 정체를 잃고
수많은 기억의 조각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초반부는 혼란 그 자체다.
그의 머릿속에는 다른 사람의 기억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한다.
어제의 기억은 병사였고, 오늘의 기억은 살인자이며,
내일의 기억은 사랑하는 아버지의 것이었다.
이 모순된 자아 속에서 그는 외친다.
“내가 누구든 상관없다. 지금의 나는 나다.”

작화는 거칠고 강렬하다.
검은 선과 붉은 색채의 조화가
피와 정신의 폭발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각 전투 장면마다 **‘기억의 플래시백’**이 겹쳐지며
현실과 과거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 연출 덕분에 독자는 주인공과 함께 혼란을 체험하게 된다.

중반부에서는 군의 음모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헤드본 프로젝트’는 인간의 감정을 제거해
완벽한 병사를 만들기 위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한울은 그 실험의 실패작이자,
동시에 ‘유일한 성공작’으로 살아남는다.
그는 자신을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른 피실험체들과 맞서 싸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묻는다.
“기억이 인간을 만든다면, 타인의 기억을 가진 나는 뭐지?”
그의 질문은 곧 작품의 주제가 된다.

후반부에서는 그가 스스로의 몸을 해체하며
자신 안에 있는 타인의 기억을 하나씩 분리해낸다.
그는 각 기억의 주인에게 ‘존재의 자유’를 돌려주며 말한다.
“이제 너희는 내 안에서 벗어나, 진짜로 살아라.”
마지막 남은 자신의 기억 속에는
전쟁 이전, 어머니와 함께한 짧은 평화의 순간이 있었다.

결말에서 그는 스스로를 정지시키며
“나는 이제 하나의 기억으로 남겠다.”
라는 말을 남긴다.
그의 몸은 멈추지만, 그의 이름은 군 기록 속에 남는다 —
‘이한울: 헤드본 실험체 01, 인간으로 사망 처리.’

『헤드 본 블러드』는
69tv에서도 “인간성과 기억을 주제로 한 최고의 액션 심리극”으로 평가받는다.
무자비한 폭력 속에서도 인간의 감정을 잃지 않으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SF가 아니라 철학적 드라마에 가깝다.
결국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피로 만들어진 존재라도, 마음은 인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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